서울 아파트시장 뚜렷한 회복조짐

  • 입력 2004년 2월 13일 16시 23분


서울 아파트시장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여 만에 뚜렷한 가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부동산114 닥터아파트 등 아파트시세 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시세는 최근 1주일 동안(2월 6~13일) 0.2%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상승률로는 지난해 '10·29대책'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오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세는 설 연휴 직전인 1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3주일 동안 보합세(상승률 0~0.05%)를 나타내다 2월 들어 강보합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최근 사업진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대상 아파트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동구와 송파구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최근 한 주간 매매가 상승률은 조사업체들에 따라 0.7~2%에 이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동구 강동주공고층 3단지 34평형의 평균 시세는 최근 1주일 동안 5억6500만원에서 6억원으로 3500만원 올랐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18평형은 같은 기간 3000만원(7억7000만원→8억원) 상승했고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22평형은 2000만원(5억1000만원→5억3000만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3월 말 주택거래 신고제가 시행되면 취득세 및 등록세가 실 거래가 기준으로 매겨져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을 꺼려 수요자들이 매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한 매도자들은 최근 시세 상승 흐름을 편승해 그 동안의 가격 하락을 보상받으려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는 풀이다.

최근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 중개업자들은 설 연휴 이후 추세로 봐서 시세 및 호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며 주요 재건축단지들은 사업 승인이 날 경우 '10·29' 직전 시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부동산 정보업계에서는 '반짝강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김광석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은 "신고제가 시행되면 거래 공백 속의 횡보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재건축단지를 제외한 서울과 지방의 일반 기존아파트시장에서는 거래가 드문 가운데 급매물이 빠지면서 평균 시세가 소폭 오르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있다. 다만 지방의 개발호재를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조심스런 타진이 이뤄지고 있다.

11일 마감된 서울 1차 동시분양에서는 공급가구의 20.5%가 미달됐으며 2차 동시분양 참여 물량은 당초 15개 단지 2286가구로 예상됐으나 실제 참가 신청을 한 업체는 7개 단지, 1025가구에 그쳤다.

지난 주말 대구와 충남 천안에서 각각 문을 연 'LG월성자이'와 '천안브라운스톤'의 견본주택에는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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