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3일 “당론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으나 농촌 출신 의원들의 반대 입장이 강경해 그 결과는 낙관적이지 않다. 게다가 민주당은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 방침이다.
열린우리당은 찬성 당론을 고수하고 있으나 의석 수가 47석에 불과해 비준안 통과 여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분위기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번 주말 적극적으로 당 소속 의원들을 접촉해 비준안 찬성을 설득할 방침이다. 12일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비준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비공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응답률이 예상 외로 높게 나와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박희태(朴熺太) 이규택(李揆澤) 의원 등 한나라당 농촌 출신 의원들은 “FTA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정부가 먼저 농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의원들이 12일 모임을 갖고 농가에 대한 추가지원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으나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농촌당’ 의원들의 반응이다.
민주당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이정일(李正一)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가 FTA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해하나 가치중립적이어야 할 국회의장이 FTA 통과를 전제로 국회 의사 진행을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마련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성의 있게 설득해 여건이 성숙되면 찬성을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는 찬성 당론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내에선 농촌 출신 의원들은 물론 추미애(秋美愛) 의원을 비롯해 도시 지역 일부 의원들까지 반대하고 있어 당 소속 의원 62명 중 반대표가 절반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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