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美시장 대형 고급차로 승부”

  • 입력 2004년 2월 13일 19시 17분


“2006년부터는 미국 시장에서 에쿠스급의 고급 대형차로 승부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 박황호(朴晃鎬·사진) 사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현대차의 글로벌전략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현대차가 1987년 소형차인 엑셀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현재 주요 차종은 EF쏘나타 등 중형급”이라며 “2006년 3000∼4000cc급 대형차로 BMW 등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력 차종을 대형으로 끌어올려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며 “목표대로 올해 그랜저XG가 2만대 이상, 내년 시판될 대형 신차(프로젝트명 TG)가 5만대 이상 팔리면 대형차 부문에서도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가동될 미국 앨라배마공장에 대해 그는 “대당 생산시간을 세계에서 가장 짧은 14시간 정도로 맞추는 등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풀가동되는 2006년부터 흑자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2년 내에 아반떼XD급의 유럽형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인 1조749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고 고부가가치 차량이 많이 팔린 덕분이다.

현대차는 이날 “매출은 전년에 비해 1.6% 증가한 24조9670억원, 영업이익은 39.2% 증가한 2조2360억원”이라고 밝혔다.

내수 판매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에 비해 19.6% 줄어든 63만여대에 그쳤지만 수출은 8.9% 증가한 101만여대였다.

현대차 김득주 팀장은 “전체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4.2% 줄었지만 매출액이 1.6% 증가한 것은 고가 차량이 많이 팔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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