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3위 닭고기 가공업체 '체리부로' 첫 부도

  • 입력 2004년 2월 15일 14시 49분


조류독감에 따른 닭고기 소비급감 여파로 국내 3위 닭 가공업체인 체리부로가 부도를 낸 뒤 청주지법에 화의를 신청했다.

체리부로는 지난 10일 부도를 낸 뒤 청주지법에 화의를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체리부로는 1991년 설립된 뒤 하림, 마니커와 함께 3대 닭 가공업체로 고속 성장해온 업체다. '델리퀸'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프랜차이즈로 '처갓집 양념통닭' 사업을 하는 한국153농산 등 관계사도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440억원, 2001년 656억원, 2002년 100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투자확대와 조류독감의 여파로 자금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부도를 맞았다.

이 회사 김인식 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조류독감의 여파로 하루 2억~2억5000만원이던 매출이 5000만원대로 뚝 떨어지면서 자금 순환이 안됐고 금융권도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았다"고 부도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법원에 일단 화의가 접수돼 급한 불은 끄게 됐다"고 말했다.

법원에 화의신청이 접수되면 채권과 채무가 일단 정지된다. 실제로 이 회사 청주공장은 휴일인 15일도 공장을 가동 중이며 직원들은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부도가 났지만 화의가 신청된데다 닭고기 소비 촉진 운동도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체리부로는 충북 진천에 닭 가공공장과 함께 꾸미 천안 장성 등에 종계장과 부화장 도계장을 갖고 있다. 닭 사육 계약을 맺은 농가는 250곳이며 임직원은 300여명이다.

조류독감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닭·오리 관련 업계에서는 만일 소비기피 현상이 지속되면 잇따라 도산을 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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