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과 음반 산업은 인터넷의 등장에 따른 불법 파일공유로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포르노산업은 오히려 온라인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화 및 음반 산업은 불법파일 공유 및 복제에 대해 단속을 실시하고 파일공유 사이트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일관되게 ‘강경책’을 구사했다. 그러나 이를 피할 수 있는 갖가지 기술이 나오면서 아직까지도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반면 포르노산업은 다양한 접근방식을 취했다.
‘플레이보이닷컴’은 오히려 다른 인터넷 사이트가 자사(自社)의 일부 ‘음란한’ 콘텐츠를 무료로 사용하도록 했다. 자사 콘텐츠를 ‘맛보기’로 적극적으로 제공한 것. 그런데 ‘플레이보이닷컴’ 콘텐츠를 맛본 네티즌들이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는 숫자가 급증했다. ‘플레이보이닷컴’은 이 같은 맛보기 제공을 “가장 훌륭한 마케팅 기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회원이 한명씩 늘 때마다 회원가입을 유도한 웹마스터에게 25달러씩 주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이 회사 사이트에 가입한 유료회원은 전년도에 비해 74% 급증했다. 2003년 이 회사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60% 급증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포르노 회사들은 한편으로는 ‘협박작전’도 구사하고 있다. 인터넷을 뒤지며 음란콘텐츠를 ‘불법으로’ 공유하거나 유통시키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파파라치’를 이용하는 것. 이들의 감시망에는 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ISP)까지도 포함된다.
이들 파파라치 검색사는 불법파일 공유자를 찾아낸 뒤 벌금과 포르노 사이트 유료회원 가입 중에서 양자택일을 하도록 요구하는데, 대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유료회원에 가입한다는 것.
온라인에서 포르노산업의 성공을 포르노의 독특한 ‘비용구조’에서 찾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나 음반산업의 경우 일단 제작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반면 포르노물은 ‘벗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연기자와 간단한 촬영도구만 갖추면 몇 주 안에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저가(低價)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온라인상으로 콘텐츠의 가격을 싸게 매길 수 있어 많은 유료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포르노산업이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도 성공의 한 이유. 비디오가 등장했을 때에도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선두주자가 포르노산업이었고, 온라인 지불결제시스템도 포르노산업이 주도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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