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닥터아파트, 부동산114 등 아파트시세 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보합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시세가 2월 들어 2주 연속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 최근 1주일 동안(2월 6∼13일)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시세는 0.24% 올랐다. 상승률이 전주(0.13%)의 2배가량이다.
닥터아파트의 조사치는 0.22%로 전주(0.15%)에 비해 상승 폭이 커졌다. 스피드뱅크의 조사에서도 0.02%에서 0.09%로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재건축아파트가 주도한다=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서울지역 재건축아파트의 평균시세 상승률은 0.96%로 조사됐다. 강동구가 2.09%로 전주(0.19%)에 비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송파구는 1.29%로 전주의 1.4%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는 0.56%에서 0.88%로, 서초구는 0.18%에서 0.61%로 각각 상승률이 높아졌다.
한편 서울지역 일반아파트의 매매시세는 상승률 0.1% 미만의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방 아파트시장은 거래와 시세변동이 거의 없었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시세 상승세는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 안양 등지의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김광석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은 “최근 시세 흐름을 보면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층이 두껍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혜현 차장은 “예상보다 가격 회복 속도가 빠른 것 같다”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재건축아파트시장 동향=지난주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재건축단지는 강동구의 고덕주공, 둔춘주공과 강남구의 개포주공, 서초구의 반포주공 등이다. 전주에 강세를 나타냈던 잠실주공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강동구 고덕주공의 경우 1단지 13평형과 15평형이 최근 보름 사이 각각 3000만∼4000만원 올랐다. 13평형은 4억4000만∼4억5000만원, 15평형은 5억5000만∼5억6000만원선.
1단지 인근 한덕공인 강요원 대표는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도자가 물건을 거둬들이고 며칠 있다 500만∼1000만원 올려서 다시 내놓는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권 다른 재건축단지에 비해 대지 평당 시세가 낮은 편이라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22평형은 보름 전 평균 5억원선에서 5억4000만원으로, 3단지 16평형은 5억6000만원선에서 6억3000만원선으로 각각 올랐다. 인근 대우공인 관계자는 “3단지는 올해 안에 사업승인이 날 것이라는 기대로 많이 올랐다”면서 “매수자는 많은데 물건이 달린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13평형의 경우 설 직전 4억3000만원선에서 4억8000만원선으로 올랐다. 인근 부동산마을 최상무 대표는 “‘2월 초에 1단지 사업 승인이 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1∼4단지 모두 강한 상승세를 보인 뒤 승인이 나오지 않자 주춤하는 분위기”라면서 “당분간 13평형 기준 4억7000만∼4억8000만원선에서 횡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13평형은 2주 전 4억2000만원 하던 것이 현재 4억7000만∼4억8000만원선. 인근 현대공인 관계자는 “바닥권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자 매도자들이 호가를 1000만∼2000만원씩 올려 내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투자 포인트=최근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대체로 실수요자이거나 장기 시야를 가진 투자자들이라는 게 중개업자들의 판단이다. 입주해 살겠다는 마음을 먹고 ‘이 정도면 사볼 만하다’고 판단해 매입을 하고 있다는 것. 3월 말부터 주택거래 신고제가 시행되면 취득세 및 등록세 부담이 커지는 것도 매입 타이밍을 앞당기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매수자들의 성격을 볼 때 최근 재건축아파트 시세 상승세가 당장 일반아파트로 옮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반아파트 시세는 이렇다 할 변동 없이 개발호재를 갖춘 일부 단지만 이따금씩 ‘반짝’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거래 신고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전망. 2월 이후 흐름을 보건대 잠재 수요층이 두꺼운 것으로 보이기 때문.
김혜현 차장은 “추가적인 가격 상승보다는 금융비용이 더 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단기에 사고팔겠다는 생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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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용기자 lcy@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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