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FB증권은 13일 KCC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장기 이슈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의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는 “KCC와 현대그룹간 싸움이 단기적으로 해결책 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KCC의 인수 시도 등이 소액주주들에게 상당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CC의 주가는 13일 오전 약세를 보이며 6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다 오후 소폭 반등해 9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런 주가 약세로 KCC의 시가총액은 간신히 1조원에 턱걸이할 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64%(무상증자분 포함시 20.78%)을 매입해 이미 655억9500여만원의 평가차익(13일 종가 기준)을 본 상태.
그러나 주당 7만원에 8%를 다시 매수하는 데 400억원이 드는데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어서 필요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금액이 필요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주주 경영과 경영 철학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KCC는 실적이 좋아 주주 정책만 받쳐주면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는 회사인데 안타깝다”며 “한국 증시에서 가치주 하나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KCC가 인수합병에 성공하면 외형은 커질 수 있겠지만 현대그룹 계열사의 부실로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26일 KCC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의 ‘BBB’에서 투자적격 중 가장 낮은 ‘BBB-’로 내렸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확보 시도에 따른 경영상 위험 요인에 대한 재평가 결과라는 이유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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