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카드 사용 액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연체율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영난은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LG카드의 정상화도 그만큼 어려워질 전망이다.
▽카드사 대부분 적자=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7개의 2003년 적자 규모는 8조52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회사들은 지난해 1·4분기(1∼3월) 9178억원, 2·4분기(4∼6월) 1조6780억원, 3·4분기 (7∼9월) 1조33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4·4분기(10∼12월)에는 4조원대의 적자를 나타냈다.
LG카드가 3조2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고 외환카드(1조4304억원) 우리카드(1조3206억원) 삼성카드(1조2900억원) 순으로 적자폭이 컸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韓丁太) 애널리스트는 “2002년에는 카드사의 적자 규모가 2614억원에 불과했다”며 “현금서비스 등 카드 자산이 2002년 9월 120조원에서 지난해 말 80조원으로 줄었고 대환대출에 대한 대손 충당금 부담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2004년 상황도 낙관적이지 않다=최근 일부 회사가 월별 순이익을 내는 등 업계에 조금씩 ‘햇살’이 들 조짐도 있지만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계 신용카드의 1월 연체율(1개월 이상)은 전 달보다 1.6%포인트 상승한 9.4%를 나타내는 등 카드 연체율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돼 올해 2·4분기 중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자코리아 김영종(金榮鍾) 사장은 “재무적 측면만 따지면 카드사들은 올해 6, 7월 이후에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이준재(李峻宰) 애널리스트는 “카드회사들이 다중채무자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경쟁적으로 줄이면 LG카드 정상화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중채무자들의 카드 빚 ‘돌려 막기’가 어려워지고 현금서비스 규모가 줄어 이익 기반이 훼손된다는 것.
한편 LG카드는 13일 채권단의 9539억원 출자(出資) 전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들어갔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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