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예금 금리를 다시 낮추기 시작했고 투신사와 보험사의 자산운용 부문은 당초 보수적인 채권 추자전략에서 보다 적극적인 투자쪽으로 돌아섰다.
▽금리 하락 추세와 원인=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3일 연 5.06%까지 올랐다가 2일 4.95%, 12일 4.80%를 나타내며 내림세다.
대다수 금리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가 연 6.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피델리티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어지고 국내 경기 회복 부진과 원화 강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강복 하나은행 가계영업기획부장은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돈 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계금 금리도 하락세=시중금리 하락세에 따라 국민은행은 이번 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연 4.4%에서 4.3%로 0.1% 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말 4.7%까지 올랐다가 0.4% 포인트 떨어진 것.
신한은행도 작년 12월 연 4.8%까지 올랐던 1년 정기예금의 본점협의금리(고액 예금자에 대해 본점이 결정하는 금리)를 현재 4.4%까지 0.4%포인트 떨어뜨렸다. 하나은행도 1년 정기예금의 특판예금 금리를 17일부터 연 4.7%에서 4.65%로 0.05%포인트 내린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시중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을 반영해 11월부터 여신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려왔다.
▽채권 운용 전략 수정=대한투신운용은 최근 채권운용전략회의를 열고 채권 시장에 대한 당초의 보수적 시각을 수정해 시장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시중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채권 보유 비중을 줄이거나 잔존 만기(만기까지 남은 기간)가 6개월 등으로 짧은 채권만 살 계획이었다.
대한투신운용 이병렬 채권운용팀장은 "이달부터는 국고채 금리가 5% 대에 가까이 오르면 채권을 사 보유 비중을 늘리고 만기가 1~2년 남은 채권도 사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부화재 안동규 재무기획팀 상무도 "국고채 금리가 4.95%까지 오르면 채권을 팔아왔으나 당분간 자금의 30~40%까지 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채권투자가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금리 하락세가 언제 어디서 멈출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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