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반대” 농민 2000여명 국회앞 시위

  • 입력 2004년 2월 16일 18시 47분


국회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한 16일 농민 등 2000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경찰에 돌과 빈병 등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농민과 경찰 수십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경찰이 시위를 적극적으로 저지하면서 대거 연행하자 농민들은 오후 5시경 정리집회를 갖고 자진해산해 큰 불상사는 없었다.

▽농민대회=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7개 농민단체는 이날 비준통과 전부터 국회 앞에서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성명서에서 “FTA 협정은 농가부채의 증가와 농촌 해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적 합의를 이룬 뒤 식량 배급의 개방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들은 비준안 처리를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차례로 외치며 “이들에 대한 낙선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 자제를 촉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대회장에서 각목 20여개와 빈병, 쇠파이프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시위를 막기 위해 69개 중대 8700여명을 배치했다.

한편 비준안 처리를 찬성하는 전국의 국회의원 지구당사 주변에도 농민들이 40여명씩 몰려가 오전부터 항의집회를 가졌다.

▽시위=오후 3시반경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농민들과 이에 합세한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며 국회 진출을 시도했고 이를 막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새총을 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살수차 등을 동원해 오후 4시반경부터 강제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농민과 경찰 수십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실려 갔고 일부 농민은 인근의 지하철 9호선 공사장 구조물을 부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대대적인 연행에 나서자 농민과 학생들은 오후 5시경 같은 장소에 모여 정리집회를 가진 뒤 자진해산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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