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고철과 슬래브 등 철강 원자재의 수급난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추세의 장기화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원자재 구입비 상승보다는 물량 확보 문제를 더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더구나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원자재 생산국들이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워 원자재 수출 규제에 나서고 있어 수급난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원자재 가격보다는 수급이 문제=철강업계는 지속적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상반기에 국내 철강 원자재의 비축 물량이 바닥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수급난이 개선되지 않으면 2·4분기(4∼6월) 이후에는 철강 원자재 부족으로 중소 철강업체들의 조업 단축 또는 중단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계약을 통해 원자재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업체도 초비상 상태다.
포스코 등 대형 철강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가격을 계속 올릴 수만은 없어 고민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원은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원가 부담은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지만 지금은 가격보다 수급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장영익 제선원료실장은 “세계적으로 원자재 공급이 수요증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원자재 수급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엔 풀릴까=업계는 중국의 건설 특수가 다소 진정되는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가나 장마철에 접어들면 중국의 건설 특수가 비수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
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원은 “7, 8월에는 중국의 건설수요가 진정될 것으로 보여 국제 원자재 가격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철강협회 김종문 부장도 “최근 고철이나 철근 가격의 급등 현상에는 유통상들의 사재기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 같은 이상 과열 현상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미국 인도 등 주요 원자재 생산국들이 자국 내 수요 충족을 위해 수출 규제에 나서고 있어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완전히 꺾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는 한 원자재 가격의 급락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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