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현대그룹은 17일 “소모적인 지분권 경쟁을 부추기는 공개매수를 철회하라”고 KCC측에 요구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관망세가 우세=이날 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현대그룹의 공개매수 철회 요청이 나오면서 반짝 상승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4500원(6.25%) 내린 6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전날 36만4970주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이는 공개매수 선언 이후 가장 낮은 수준.
KCC가 공개매수를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시장 가격과 공개매수가(7만원)의 차이에 따라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KCC가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공개매수 철회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며 “공개매수 신청이 시작되면 6만∼7만원을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주가가 유지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변동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위험 고려해야=지분 경쟁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뜻밖의 손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지분 경쟁으로 주가가 단기간 오를 수 있겠지만 기업 가치만 놓고 볼 때 현대엘리베이터의 적정 주가는 3만∼4만5000원 정도라는 것.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공개매수를 철회하거나 인수합병(M&A) 재료가 소진되면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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