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 "의결권 행사 나서겠다" 잇딴 행보

  • 입력 2004년 2월 18일 14시 51분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의 준비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주주중시 경영과 기관들의 주주 권리 행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이에 외국인 투자자까지 관심을 표명하면서 "올해가 주주총회 변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지난주 일차적으로 선별한 15개 기업에 주총 준비를 위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이를 통해 급증한 보유 현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와 향후 투자계획, 배당 정책 등에 대한 답변을 기업들에 요구했다. 작년 주총 당시 극소수 기업에 개별적으로만 질의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동원투신운용 투자자문실은 주식 보유 기업들을 주주중시 경영 수준에 따라 '주주만족도' 순위를 매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질의서의 답변까지 확인한 뒤 순위 하위권으로 분류된 기업들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시도가 알려지면서 영국계 한 펀드 관계자는 동원투신운용 사무실을 방문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양측이 공통적으로 보유한 종목이 거의 없어 아직 실질적인 참여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태.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보유 비중이 40%를 넘어선 상황이라 다른 외국계 펀드들의 추가 참여 가능성에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모 대기업 주식을 보유한 미국계 펀드도 비슷한 시기 국내 기관의 주주권 행사 움직임에 관심을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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