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기업인 불구속 수사해 달라”

  • 입력 2004년 2월 18일 15시 23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올해 정기총회를 열어 강신호(姜信浩) 동아제약 회장을 제29대 회장으로 선출하고, 대선자금을 제공한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를 최소화해 불구속 수사를 해달라는 내용의 대(對) 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전경련은 이날 '최근 정치자금 수사에 대한 경제계의 바람'이라는 건의문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관행을 근절하고 투명한 경영에 진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제한 뒤 △조속한 수사 마무리를 통한 경제 및 사회에 주는 충격 완화 △정치자금의 수사 범위 최소화 △국가경제와 대외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 최소화 및 불구속 수사 등을 정부당국에 건의했다.

전경련은 또 '경제강국을 향한 기업인의 다짐'이라는 결의문을 통해 "새로운 정치자금제도를 위반하여 재계의 신뢰를 실망시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엄정한 자체 징계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경련 회장단 및 고문단 9명과 25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선출된 강 회장은 작년 10월말 손길승(孫吉丞) 전 회장이 중도 사퇴하자 전경련 회장단 중 최연장자로서 회장 대행을 맡아왔다. 강 회장은 손 전 회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2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다음은 강 회장이 정기총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의 일문일답 내용.

- 정치자금법을 위반하는 회원 기업을 자체 징계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수준인가.

"별도의 기준을 만들겠다. 그러나 징계를 하다보면 끝이 없다.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자는 의미가 강하다."

- 정치권의 정치자금 관련법 협상에 대한 입장은….

"4월 전에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옆에 있던 현명관(玄明官)부회장은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오히려 은폐와 변칙 거래를 재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

- 향후 최대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내수를 진작시키려면 개인의 소비를 증대시켜야 하고 그러려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아직도 과잉시설이 남아 있어 딜레마다. 개인 소비를 늘리기 위해 카드신용 불량자를 구제해주는 정치적 해결 방법을 4월 총선 후에 찾아야 한다. 또 50만원 이상 접대비를 실명 으로 증빙토록 하는 것도 내수진작에 방해가 되고 있다."

- 전경련의 역할을 놓고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간에 이견이 있는데 재계 단합 방안은….

"내가 회장으로 추대되기 전에 회장단으로부터 협조를 약속받았다. 앞으로 회원 사업을 확대하겠다."

강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방문,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을 만나 대선자금 수사의 조속한 종결과 대선자금 제공 기업인의 선처를 요청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