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MP3플레이어시장 잡아라

  • 입력 2004년 2월 18일 18시 07분


1등 레인콤 “비장의 무기” 자신만만
1등 레인콤 “비장의 무기” 자신만만
“알고 보니 MP3플레이어가 보물이더라. 앞으로 MP3 사업을 키울 생각이다.”

삼성전자 최지성 디지털 미디어 총괄사장이 최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던진 말이다.

이는 최근 대표적인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인 MP3플레이어 분야에서 코스닥 등록기업인 ‘레인콤’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대한 ‘자존심 회복’ 차원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 물론 MP3플레이어가 향후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묻어 있다.

2등 삼성전자 “정상탈환” 신제품 공세

삼성전자는 레인콤이 플래시메모리 형태의 MP3플레이어를 내놓은 2002년 9월까지는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레인콤이 ‘아이리버’라는 상표로 1년 만에 시장을 50% 이상 장악하는 바람에 2위(14∼20%대)로 물러났다.

이 때문에 1970년대부터 오디오사업을 영위해 온 삼성전자는 ‘이상해진 시장 판도를 바로 잡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올해 MP3플레이어 세계 판매규모를 2∼3배 늘려 레인콤을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연구원을 충원하고 있으며 올해 20여종의 신제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레인콤은 이런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말 레인콤 양덕준 사장은 “2004년에는 삼성전자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반격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1년 만에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10, 20대에게 ‘아이리버’라는 브랜드를 확실히 심어준 만큼 이를 이용해 1위를 수성(守城)한다는 방침.

1위 고수를 위해 레인콤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1월 초에 올해 상반기 나올 신제품 13종을 미리 공개하는 자신감도 보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달린 MP3플레이어와 컬러 액정화면이 채용된 제품 등을 이르면 4월부터 시판한다. 아울러 시너지 효과를 노리며 4월부터는 자회사 ‘유리온’을 통해 MP3 음악을 유료로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하반기에는 MP3플레이어 기능이 들어간 전자사전도 시판할 계획을 세우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본부 이진혁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강력한 경쟁자로 뛰어든다고 해도 레인콤의 시장점유율이 50%대에서 갑자기 30%대로 떨어지는 이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자질구레한 서비스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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