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비용급증' 이자만 6조 넘을듯

  • 입력 2004년 2월 18일 19시 02분


정부가 수출을 떠받치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면서 환율 방어에 소요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잔액은 31조6000억원. 20일에 1조원어치가 추가로 발행돼 올해 들어서만 4조원이 늘어난다.

외평채 발행으로 늘어난 통화를 흡수하기 위해 한은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잔액도 11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통안증권의 연간 이자액 5조원과 외평채 이자액 1조5000억원 등 연간 이자부담만 6조5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가 계속되면 외환 당국이 사들여 보유하고 있는 달러의 가치가 줄어 막대한 환차손(換差損)을 볼 수 있다. 이달 15일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625억9000만달러로 외환 당국은 이 중 70% 이상을 달러화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시장(NDF)의 매도물량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도 환율이 하락할수록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무역수지 흑자폭도 커져 환율을 무조건 막는 것은 한계에 온 것 같다”면서“환율 방어 비용이 너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에 부담이 커지는 만큼 환율 방어의 비용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환율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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