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9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멈추지 않고 있다. 개미들이 상승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체감(體感)지수와 종합지수의 괴리가 크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외국인들이 투자지표로 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개미들에겐 ‘먼 나라’ 얘기라는 것.
증시전문가들은 “투자자별로 방향타로 삼는 벤치마크 지수가 각기 다르다는 점이 서울 증시의 특징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현상은 주식시장의 양극화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현행 종합주가지수는 상장주식수에 가중치를 둬 산출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큰 종목의 주가등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오르면 종합지수는 오르게 된다.
하지만 종목별 시가총액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은 ‘다우존스식’으로 산출하면 17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718에 불과하다. 17일 종합주가지수 884보다 166포인트가 낮은 셈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투자분석부 과장은 “여기에 코스닥시장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가 느끼는 체감지수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우량주들로 구성된 MSCI 코리아지수는 188.3(16일 기준·달러 환산)으로 2000년 1월 4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1059까지 상승한 시점의 MSCI 코리아지수(171.89)를 크게 웃돈다. 이를 종합주가지수로 환산하면 1250에 해당한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가상승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수 주문에 전적으로 의지해 이뤄졌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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