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등장한 이색 경품들이다. 이들을 보면 ‘취업난’ ‘광우병’ ‘황사’ 같은 요즘 사회 흐름이 읽힌다.
큰 백화점들은 한 달에 20일 정도 경품을 내건 행사를 벌인다. 비일상적인 게 일상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날마다 ‘최소의 비용으로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 짜기에 고심하고 경품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화제성과 공익성 사이=신세계 이마트는 얼마 전 개점 10주년을 맞아 전국 60개 지점 인근에서 ‘물 좋은’ 아파트를 한 채씩 정해 10년 전 가격으로 주는 경품을 검토했다. 그러나 결국은 고객 중 1명에게 2400만원어치 상품권을 주는 것으로 정했다.
마케팅팀 방종관 부장은 “화제성만 생각한다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준다’는 게 훨씬 좋았겠지만 사행심 조장 등의 비난을 받을까봐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업체들은 경품을 채택할 때 △화제성 △공익성 △현실성 등을 따진다. 그러나 시선은 끌되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아야 하므로 적정한 선을 찾기는 쉽지 않다. 90년대 후반에 있었던 아파트 경품은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실제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은 100만원을 넘을 수 없다’는 고시를 만들기도 했다.
▽다양해진 경품 방식과 내용=구매고객 또는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물건을 몇 개 내걸고 무작위 추첨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날씨 경품’ ‘로또 경품’ 같은 확률 경품도 많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눈이 오면 현금을 돌려준다’는 게 대표적 확률 경품. 결과가 일어나지 않으면 당첨자도 없다.
최근 신세계 이마트 은평점이 진행한 2400만원어치 구매권도 로또 방식의 확률 경품이었다. 로또 숫자 6개를 뽑은 결과 당첨자가 없자 이마트는 응모자 중 한 사람을 뽑아 구매권을 줬다.
문화와 관련된 경품도 많다. 공연 관람권, 여행권, 크루즈 이용권 등이 그런 것들.
▽경품은 소비자 부담?=경품행사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비판에 대해 유통업체 담당자들은 ‘맞으면서도 틀린다’고 말한다.
롯데백화점 박주혁 판촉팀 매니저는 “물건 값에 판매관리비가 포함되므로 일부는 사실”이라면서도 “경품행사 때문에 매장 수수료나 해당 물건의 값을 올리지는 않는다”며 소비자에게 직접 가는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정병권 마케팅실 부장은 “서비스 비용이 경품으로 간다는 점에선 소비자 손해”라고 설명했다.
경품행사는 업체의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유통업체간 경쟁이 심한 대구 부산 대전 등 지방의 백화점업계에서는 ‘경품 때문에 쓰러질라’는 우려가 공공연할 정도.
▽효과는 얼마나=단독이라면 효과는 크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경쟁사 이벤트 알아내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 마케팅 담당자는 “관련된 제조업체가 갑자기 야근을 하면서 생산량을 늘리면 경쟁업체에서 무언가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짐작한다”고 전했다.
요즘은 유통업체들이 동시에 경품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고. 백화점 판촉담당자들은 “경품은 일반적으로 매출의 5% 정도를 늘리지만 최근엔 비용 대비 효과가 점점 떨어진다”며 “그래서 상위 20%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고객관계관리(CRM)에 더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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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 중인 경품 행사 | ||
어디서 | 어떤 경품을 걸고 | 언제 |
킴스클럽 | 도배권, 장판교체권, 집안대청소권, 커튼교체권, 특산품 생산 지역 여행권 | 3월 중 |
갤러리아 압구정점 |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 뷰티숍 이용권, 불가리 랑콤 등 화장품세트 | 25일까지 |
이마트 | 장학금 100만원 등 | 3월 1일까지 |
신세계 | 송아지 | 22일까지 |
롯데 | 멧돼지 | 29일까지 |
그랜드 하얏트 서울 | 푸조 206CC 등 | 29일까지 |
인터컨티넨탈호텔 | 오피러스 2700CC | 3월 말까지 |
오뚜기 | 취업보장권, 유럽여행권, 프로젝션 TV(P라면 이름 공모) | 3월 31일까지 |
대상 | 인도네시아 미원생산공장 방문 | 3∼4월 중 진행 예정 |
자료:각 업체들 |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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