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라인’ 가동? 李부총리-李금감위장-朴한은총재

  • 입력 2004년 2월 19일 19시 20분


이헌재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주요 경제 정책 결정방식에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전조(前兆)는 17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에 이 부총리가 주재한 조찬 간담회.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과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 청와대의 박봉흠(朴奉欽) 정책실장 조윤제(趙潤濟) 경제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를 놓고 시장에서는 이 부총리가 앞으로 ‘경제팀 수장(首長)’으로서 리더십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금감위원장과 한은 총재를 따로 만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박 총재가 이날 오전 7시반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금융협의회까지 취소하고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이 부총리의 의지를 읽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 부총리는 이어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정책 혼선’을 강도 높게 비판해 앞으로는 무엇보다 정책 조율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신용불량자 급증과 LG카드 등 금융시장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 부총리-이 금감위원장-박 총재’를 중심으로 고위급 핫라인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거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직후 구조조정이 최대 현안이었을 때도 ‘이규성(李揆成) 재경부 장관-이헌재 금감위원장-강봉균(康奉均)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어지는 채널이 활발하게 가동되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 같은 핫라인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재경부 차관이 주관하는 금융정책협의회가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활발하게 운영되지는 않고 있다.

한편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루빈은 최근 펴낸 ‘불확실한 세계에서’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매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로런스 서머스 재무차관과 만나 가졌던 비공식 회의가 무엇보다 유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들 3명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절대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는데, 이 약속은 지켜졌다고 한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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