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적게…수입은 짭짤…‘무점포 창업’ 갈수록 늘어

  • 입력 2004년 2월 19일 19시 35분


별도의 사업 공간을 두지 않는 ‘무점포 창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무점포 창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실패를 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본격적인 창업을 미루고 있는 예비 창업자가 경험을 쌓기 위해 시도해 보는 ‘창업 전 벤처’로 활용되기도 한다.

강모씨(44)는 몇 달 전 500원을 넣으면 노래 1곡이 연주되는 동안 신나게 장단을 맞출 수 있는 노래방용 전자드럼 반주기를 알게 됐다. 초기 투자비용 1670만원으로 10대를 구입한 강씨는 노래방 주인과 수익을 반씩 나누기로 하고 대학교 인근 노래방에 대여해 월 100만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 보습학원도 연 강씨는 “노래방기기 임대사업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혁씨(27·인천 계양구)는 어린이들이 동네 가게 앞 오락기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1700만원을 들여 비디오 게임기 10대를 샀다. 한두 가지 게임만 가능한 일반 오락기와는 달리 게임 타이틀을 갈아 끼우기만 하면 게임기로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이씨는 “게임기 회사측의 소개로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기계를 설치해 월 100만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디지털카메라 즉석 인화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 로또를 공짜로 받을 수 있는 로또 카페 자판기 △DVD 프로그램 대여 자판기 △안마기계 등이 무점포 임대사업에 적당한 아이템으로 꼽힌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점포 창업은 1억원 미만으로는 시작하기 어려운 데다 점포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인 만큼 무점포 사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직을 이용해 ‘커리어형 무점포 창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회사에서 총무, 경리 업무 경험을 쌓은 사람이 총무 대행 업무를, 은행원 또는 기자 경력이 있는 사람이 인수합병(M&A) 중개업을, 구조조정본부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부도 난 회사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폐업 비즈니스를 하는 식이다.

무점포 창업의 단점은 생활에 꼭 필요한 아이템이라기보다는 ‘니치 마켓’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경기에 따른 부침이 비교적 심하다는 것이다.

창업e닷컴 이인호 소장은 “사업 초기 네트워크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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