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부설 포럼인 부자특성연구회(www.seri.or.kr/forum/rich)의 목표다.
2002년 12월 개설 당시 6명이던 회원은 최근 5100여명으로 불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기업의 CEO, 변호사,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고 있다. ‘10억 모으기 열풍’ 등 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21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국제빌딩 2층 강당. 부자특성연구회의 4번째 세미나가 열렸다. 최근 화제를 모은 ‘예담이는 열두살에 1000만원을 모았어요’의 저자인 박은경씨를 비롯해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주말 오후임에도 150여명의 회원이 자리를 채웠다.
이 연구회를 만든 사람은 국민은행 고객만족팀 세일즈 매니저인 문승렬씨(42). 그는 20년간 은행에 근무하며 1995년부터 VIP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업무 틈틈이 학업에 매진해 1999년 조선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부자들은 사업에 몇 번을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요. 매일 지출한 내역과 누구에게 무엇을 얻어먹었는지 꼼꼼하게 메모하면서 단돈 1000원도 헛되게 쓰는 법이 없습니다. 한 80대 노인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다양한 금융정보를 얻을 정도로 자기 변화를 위해 노력하죠.”
한국에 부자는 얼마나 될까. 문 대표는 2002년 당시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부자가 약 5만5000명이라고 소개했다. 타고난 부자도 있지만 80%가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라는 것.
그가 부자특성연구회를 만든 것은 부자라고 할 수 있는 VIP 고객들로부터 느낀 점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
2개월에 한 번씩 초청강연이나 세미나, 독서토론회 등을 진행하면서 그는 회원들이 ‘돈의 가치’를 새롭게 깨우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한 초등학생은 세미나에 참석한 뒤 화수분인 줄 알았던 아빠의 봉급이 얼마나 소중한 노동의 대가인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지방의 부자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알부자인 반면 서울의 부자는 깍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의 돈 모으기 열풍에 대해 그는 “10억원이든 1억원이든 수준에 맞게 목표를 세우고 저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용불량자 370만명, 늘어나는 실업과 자살, 정치자금 파문 등은 사실상 돈 때문에 빚어진 사건입니다. 건전한 부자 문화를 세우기 위해서는 부의 세습을 당연시하는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버는 만큼 봉사하고 베풀어야 모두가 잘사는 세상이 되지 않겠어요?”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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