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은 외국인 지분만 89.3%에 달해 주가 변동에 목을 매는 소액주주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 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금융주의 추가 상승 여부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은행 지분의 공개매수 및 이후 상장폐지 가능성도 관심사. 씨티은행은 상당수 해외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과거 멕시코의 바나멕스 은행을 인수할 때도 소액주주 지분을 모두 시장에서 공개 매수한 바 있다.
도이치은행은 20일 한미은행에 대해 “향후 실적 개선세가 견조하고 전략적 인수합병(M&A)의 수혜도 기대된다”며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만7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도 “공개매수 가격이 1만6800원 혹은 그 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 주가(20일 종가 1만5800원) 대비 초과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씨티은행과의 합병시 시너지 효과도 최대 2조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M&A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돼 추가 상승 여력이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다.
BNP파리바 증권은 “작년 4·4분기(10∼12월) 실적을 볼 때 지분 매각이 아니었다면 주가가 현재 수준까지 못 올라왔을 것”이라며 “지분 매각 자체도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의견은 ‘시장 하회’로 한 단계 낮췄다.
CSFB증권 역시 “은행업종에 불어 닥쳤던 M&A 테마가 곧 영향력을 소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공개매수 시 소액주주들에게 합리적인 프리미엄이 제시될 수 있는 만큼 이 기간을 주식매도의 기회로 삼으라고 덧붙였다. 과거 이베이의 옥션 공개매수가 낮은 인수가격 때문에 실패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동원증권과 LG투자증권 등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미은행에 대한 차익 실현을 권고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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