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안은 그대로 시행될 경우 지난해 ‘9·5대책’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는 반포지구는 물론 서울 재건축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파트 건립계획 변경에 대한 승인권을 쥐고 있는 건설교통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섣부른 판단을 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방안의 의미=반포지구는 서울 5개 저밀도지구(다른 곳은 잠실, 암사 명일, 청담 도곡, 화곡) 가운데 유일하게 ‘소형 평형 의무화 비율’이 적용된 곳이다.
2002년 11월에 나온 서울시의 개발 기본계획에는 평형별 비율이 △18평(전용면적) 이하 20% △18∼25.7평 30% △25.7평 초과 50%로 돼 있었다.
‘9·5대책’의 소형 평형 비율 확대 조치에 따라 △18평 이하 20% △18∼25.7평 40% △25.7평 초과 40%로 변경됐다.
그 결과 중대형 평형이 많은 1, 2, 4주구(住區)의 재건축시 기존 평형보다 더 작은 평형을 배정받는 기이한 경우가 생겨날 판이었다. 또 3, 5, 6주구의 경우 용적률을 꽉 채워 재건축을 할 경우 80평 이상의 초대형 평형이 너무 많아지고 조합원 부담금이 최소 2억원가량 늘어나게 됐다.
신축가구 수를 10%가량 늘리면 ‘축소 재건축’ 우려가 줄고 조합원 부담금이 감소한다.
이영득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장은 “서울시 방안은 재건축 추진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은 절차=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지구의 기본계획 변경은 수도권정비계획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다만 10% 미만의 가구 수 조정은 건교부 장관의 승인을 전제로 서울시가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건교부는 냉담하다.
한창섭 건교부 주거환경과장은 “서울시가 반포지구 주민들의 건의서를 보내 온 적은 있지만 공식적인 검토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신축 가구 수를 늘려야 하는 설득력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승인을 공식 요청하면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검토해 보겠다”면서 “원칙을 무시하고 민원 수용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매매시세 동향=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3단지의 평형별 시세는 최근 20여일 동안 평균 1억원가량 올랐다. 3주구 1단지와 2단지도 같은 기간 10%가량 올랐다. 1단지 22평형의 매도 호가는 서울시장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최고 6억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거래는 드문 편.
윤진섭 부동산뱅크 취재팀장은 “한 달 전부터 이번 재료를 반영해 매물 회수 및 호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났다”면서 “결정이 나기 전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포주공단지 내 중개업자들은 최근 시세 상승세를 “‘9·5대책’의 영향으로 너무 많이 빠진 데 따른 자연스러운 반등”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한때 6억7000만원까지 갔던 1단지 22평형 시세는 ‘9·5대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말 4억6000만원선까지 떨어진 바 있다. 23일 현재 5억3000만∼5억5000만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1단지 내 대한부동산 관계자는 “조합측 계획에 따르면 1단지 22평형 거주자는 34평형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 “지은 지 5년된 인근 기존 아파트의 35평 시세가 5억4000만∼6억원선임을 감안할 때 지금이 바닥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반포지구의 6개 주구 가운데 28평형 이상으로 이뤄져 재건축이 사실상 힘든 1, 2, 4주구의 시세는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일부 평형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포 저밀도지구 재건축사업 추진현황 | ||||||
주구 | 해당 단지 | 기존 평형 | 기존 가구 수 | 재건축 사업 단계 | 매매 시세 (단위: 만원) | 건립 추진가구 수 |
1주구 | 주공1단지 | 32 | 120 | 추진상황 없음 | 82,000∼92,000 | - |
42 | 720 | 110,000∼123,000 | ||||
62 | 60 | 160,000∼171,000 | ||||
2주구 | 주공1단지 | 32 | 740 | 추진상황 없음 | 82,000∼92,000 | - |
3주구 | 주공1단지 | 22 | 1,490 | 안전진단 통과 | 52,000∼54,000 | 1,877 |
4주구 | 한신1차 | 28 | 350 | 조합설립 인가 | 72,000∼77,000 | 1,293 |
32 | 220 | 81,000∼87,000 | ||||
33 | 160 | 81,000∼87,000 | ||||
51 | 60 | 128,000∼134,000 | ||||
한신15차 | 46 | 40 | 안전진단 통과 | 90,000∼95,000 | 432 | |
56 | 70 | 120,000∼130,000 | ||||
68 | 80 | 150,000∼160,000 | ||||
5주구 | 주공2단지 | 18 | 1,230 | 조합설립 인가 건축 심의 | 55,000∼57,000 | 2,444 |
25 | 490 | 75,000∼80,000 | ||||
미주 | 28 | 160 | 조합설립 인가 건축 심의 | 50,000∼53,000 | 463 | |
38 | 120 | 69,000∼73,000 | ||||
6주구 | 주공3단지 | 16 | 1,750 | 조합설립 인가 건축 심의 | 63,000∼65,000 | 3,411 |
25 | 650 | 87,000∼93,000 | ||||
건립 추진 가구 수는 가구 수 10% 증가 방안이 나오기 전 각 재건축조합의 계획 수치임. 시세는 2004년 2월 18일 기준. 자료:부동산뱅크 |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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