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가계수표는 주로 시장 상인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에 의해 자금 결제용으로 쓰인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수표 부도율은 2.1%로 가계수표 당좌수표 자기앞수표 약속어음 등을 포함한 ‘어음 및 수표’의 평균 부도율 0.17%를 크게 웃돌았으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9%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가계수표 부도율은 1999년 1.5%, 2000년 1.2%, 2001년 1.0%, 2002년 0.7% 등으로 외환위기 이후 계속 낮아지다가 지난해 갑자기 전년의 3배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또 올해 1월 중 가계수표 부도율도 2.1%로 평균 부도율(0.13%)의 16배나 돼 새해 들어서도 자영업자들의 경영상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도율 상승으로 가계수표 부도액도 크게 증가해 2001년 1725억원, 2002년 1514억원이던 부도액은 지난해 2403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지난해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의 부도율은 각각 0.1%와 0.3%에 머물렀다. 비교적 규모가 큰 중소기업이 당좌수표, 약속어음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영세상인들의 경영상태가 지난해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한근(尹漢根)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가계수표는 당좌수표나 약속어음 등을 쓸 수 없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가계 당좌예금을 근거로 발행하는 결제수단”이라며 “소비 및 내수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부도율이 쉽게 낮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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