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간부 물갈이 신호탄?…고참1급 2명 사퇴

  • 입력 2004년 2월 24일 18시 26분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 취임을 계기로 ‘선임 경제부처’인 재정경제부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 기획예산처와 농림부에서도 고참 1급의 퇴진이 잇따라 경제부처 실·국장급 간부의 연쇄 물갈이로 이어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재경부는 행정고시 15회인 김규복(金圭復) 기획관리실장이 명예퇴직을 위한 사직서를 제출했고 역시 행시 15회인 김영룡(金榮龍) 세제실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행시 18회인 농림부 소만호(蘇萬鎬) 기획관리실장이 지난주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행시 16회인 기획예산처 배철호(裵哲浩) 기획관리실장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15회 출신 1급 두 명이 모두 옷을 벗은 재경부에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1급 고참인사의 물갈이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행시 16회 1급인 전형수(田逈秀) 국세심판원장과 김병기(金炳基)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심리적 부담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1급인 박병원(朴炳元) 차관보는 행시 17회로 상대적으로 기수가 낮고 차관보로 간 지도 얼마 안돼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 1급의 퇴진으로 후임 경쟁도 치열하다. 재경부 국민생활국장과 공보관을 거친 1급 상당의 윤대희(尹大熙·행시 17회)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이 본부 1급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또 행시 17회 국장급에서는 방영민(方榮玟) 세제총괄심의관, 이철휘(李哲徽) 국고국장 등이 1급 승진후보로 경합 중이다. 이 부총리가 발탁 인사를 한다면 행시 19회인 변양호(邊陽浩) 본부 국장과 김성진(金聖眞) 공보관까지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부총리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들도 한곳에서 붙박이로 끝까지 있으려는 생각보다는 밖으로 나가서 시장 경력을 쌓으면서 민간인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승진하다 보면 결국 자리는 제한되고 경쟁은 ‘서바이벌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생각을 좀 유연하게 가져야 한다”며 “적당한 시기에 밖으로 나가 공부하면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복 실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간부들에게 용퇴를 강요하지는 않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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