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국가대표 상비군인 소녀가장 배물음양(14·광주체육중 2년)과 가람군(11·광주 서림초교 5년) 남매(본보 1월 8일자 A26면 보도)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
전자제품 전문점인 ㈜하이마트의 선종구(宣鍾九) 사장은 24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에서 소녀가장 물음양 남매에게 후원을 약속하는 결연식을 가졌다.
하이마트측은 물음양 남매가 체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비와 장학금으로 매월 100만원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물음양이 고교에 진학하면 장학금 액수를 올려주기로 했다.
선 사장은 “소녀가장인 두 남매가 역경을 이겨내고 함께 태극마크를 달게 된 사연을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이들 남매가 한국을 대표하는 체조선수로 성장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음양은 “주위에서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신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며 “열심히 해서 도와주신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물음양 남매는 8년 전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고 3년 전 아버지마저 여의었다. 팔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지만 돌볼 형편이 못돼 이들 남매는 현재 광주체육중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체조를 시작한 지 4년밖에 안됐지만 물음양은 타고난 유연성과 뛰어난 표현력을 갖춰 지난해 전국종별체조선수권 종합 1위 등 시즌 4관왕에 올랐다. 가람군은 지난해 소년체전 단체전 동메달, 포스코배 전국체조대회 철봉 1위를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체조계의 예약된 스타인 이들 남매는 올해 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나란히 뽑혔다. 남매가 함께 태극마크를 단 것은 한국 체조사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당시 화제가 됐다. 물음양 남매를 지도하고 있는 광주체육중 체조감독 최규동씨는 “물음이의 뜀틀 실력은 수준급이어서 근력만 기르면 세계적인 체조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 남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후원자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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