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한 지 만 1년이 된다. 경제 전반의 성적은 나쁘지만 증시만 보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신인왕’감이다. 지난해 취임일(2월 25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592.25에서 877.52로 48.2% 올랐다. 상승률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다.
취임 당시 증권업계에는 ‘노 대통령이 경기부양보다는 분배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에 나섰고 △세계 경기가 동반 회복세를 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이 어부지리로 수혜를 봤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19조3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상승을 이끌어 왔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떻게 될까?
잘만 하면 ‘2년차 징크스’를 깰 수도 있을 것 같다. 수출이 여전히 잘되고 있는 데다 오랜 침체상태에 빠져있는 내수경기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수장 자리에 오른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성장과 경기부양에 무게중심을 둘 뜻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만 하긴 어려울 것 같다.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코리아지수로 환산한 종합주가지수는 이미 1,2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외국인들의 추가매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젠 국내 ‘플레이어(선수)’가 나설 때다. 그런데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자꾸만 증시를 떠나려고 해 문제다. 정부가 국내 투자자들이 되돌아올 수 있는 경제여건 만들기에 주력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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