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분양 수익]청약바람 따라 손실∼60%이득 천차만별

  • 입력 2004년 2월 24일 18시 57분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건설회사들의 분양 이익률은 최고 62%에서 적자까지 다양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용인 죽전 등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단지 3곳의 아파트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아파트 분양가가 원가의 300% 이상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건설회사 이익은 2%에 불과하다는 업계 주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국책 연구기관이 내놓은 방대한 조사 자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또한 건설회사들은 아파트 분양가를 건축비 등 분양 원가보다는 주변 시세나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원가 공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최종 ‘분양가’와 ‘분양 원가’는 별개=국토연구원이 분석한 지역은 경기 부천 상동지구, 용인 죽전지구, 남양주 호평지구 등 3개 택지지구다. 모두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해 토지공사가 택지를 공급한 공영개발지구.

2001∼2003년 용인 죽전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회사들은 아파트 가구당 적게는 4445만원에서 많게는 1억5535만원의 이익을 남겼다.

이 가운데 2001년에 분양한 한 회사의 경우 38평형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택지비(7988만원), 건축비(9500만원) 기타비용(3498만원)을 포함해 2억986만원이었다. 분양가는 2억5431만원으로 세금을 내기 전 수익률이 21%였다. 반면 2003년에 같은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다른 두 회사의 분양 수익률은 각각 62%나 됐다.

이들 3개사가 토지공사로부터 사들인 택지비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분양 당시 청약 분위기가 크게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02년 6∼11월에 남양주 호평지구에서 분양됐던 아파트는 분양가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해 10월에 분양한 한 회사의 32평형 아파트의 분양원가는 1억3558만원이었으나 최종 분양가는 1억6240만원으로 가구당 2682만원의 이익을 남겼다. 분양 수익률은 19.8%.

반면 그해 6월에 분양한 한 회사는 36평형 아파트의 경우 가구당 201만원씩 적자를 냈다.

사업지구 위치나 분양 시기에 따라 분양가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대 수혜자는 아파트 분양받은 소비자=국토연구원의 이번 분석 결과 공영택지개발의 이익은 토지개발업자(토지공사), 건설회사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상당 부분을 나눠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 상동지구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가 전체 개발이익의 91∼95%를 가져갔고 건설회사는 4∼7% 정도를 챙겼다. 토지개발자의 몫은 미미했다. 반면 용인 죽전에서는 전체 이익 중 건설회사들이 30∼80%를 가져가고 소비자가 8∼56% 정도를 가져간 것으로 분석됐다.

정희남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회사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가야 적정한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분양가는 원가보다 시장 수급상황에 의해 결정되고 건설회사가 이익을 많이 남기면 정부에서 이를 세금 등으로 걷어 가면 된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 분양원가 사례 (자료:국토연구원)

부천 상동 용인 죽전 남양주 호평
분양시기1999년 11월2003년 2월2002년 6월
아파트 규모39평형46평형36평형
택지비4624만원9304만원3876만원
건축비9750만원1억1500만원9000만원
기타비용2875만원4161만원2575만원
분양원가1억7249만원2억4965만원1억5451만원
분양가1억8220만원4억500만원1억5250만원
세전(稅前) 이익971만원1억5535만원-201만원
분양 수익률5.6%62.2%-1.3%
시세(2003년 4월 현재)3억7000만원4억2000만원2억원
분양원가=택지비+건축비+기타 비용. 건축비와 기타비용은 추정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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