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국인들은 최근 갑작스러운 원-달러환율의 반등(달러가치 상승, 원화가치 하락)에 크게 놀라 이틀째 순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93포인트 급락하면서 864.59로 장을 마쳤다. 10일 이후 처음으로 860선대로 밀렸다. 미국 증시의 급락과 환율 급변동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팔자’ 공세가 주요 하락요인이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나스닥 증시가 5주째 하락하면서 연초 수준으로 밀려나는 등 미국 증시의 조정양상이 뚜렷하다”며 “한국 증시도 당분간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이 와중에서도 특히 ‘환율 변수’가 주가를 끌어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걱정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기조 변한 건가=원-달러환율은 사흘 연속 폭등하면서 23일 달러당 118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1월 말 이후 최고치다. 24일엔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원-달러환율의 급반등은 외환시장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 반전에 대해 외환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물가의 급등, 일본에 대한 테러위협 여파로 엔화가치가 급락한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문제는 달러화 약세기조가 변하고 있느냐는 것.
박연채 우리증권 조사담당 이사는 “미국의 경상적자를 감안할 때 달러화 약세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최근의 오름세는 일시적인 ‘반등’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상승은 외국인 매도세 부추겨=외국인들은 23일 7거래일 만에 959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데 이어 24일에도 653억원어치를 팔았다. 매도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이외에는 매수 세력이 별로 없어 이들의 ‘팔자’ 주문은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했다는 지적.
우려되는 것은 원-달러환율의 갑작스러운 상승세가 외국인 매도전환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됐던 한국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될 수 있다”며 “특히 원화 하락에 따른 환차손 부담도 ‘팔자’ 주문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처럼 환율이 급변동할 때는 외국인들이 매매 자체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때는 시세차익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적으로 달러가치 상승은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가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여서 이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가격 상승은 잠재된 악재=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원가 상승→수익성 악화→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석유화학업종이나 철강을 많이 활용하는 업종은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철강 분야의 경우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보다는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원자재난은 세계 경기 활황에 따른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며 “세계 원자재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경우 원자재가격 급등현상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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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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