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반도체의 경우 1992년 처음 1위에 오른 뒤 12년째 선두를 지키는 등 수출품목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17.5% 늘어난 195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0.1%를 차지해 자동차(191억달러)를 따돌리고 1위를 고수했다.
자동차 역시 3년째 2위를 유지했다. 휴대전화와 위성방송 셋톱박스가 주를 이루는 무선통신기기(187억달러)도 2001년 석유제품을 밀어내고 상위 5개 품목에 포함된 뒤 계속 순위를 높여가고 있다.
컴퓨터와 선박은 각각 150억달러와 113억달러의 실적으로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상위 5개 수출품목의 비중이 1990년대 35.3%에서 지난해 43.1%로 높아지는 등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는 5개 품목의 수출비중이 2002년과 2003년 특히 더 늘어난 것에 대해 휴대전화와 선박의 수출이 집중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역협회 장상식 수석연구원은 “주요 상품의 수출 증대는 세계시장에서 확실한 ‘먹을거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시장상황에 따라 갑자기 수출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반도체 수출이 260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가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이듬해 143억달러로 절반 가까이 실적이 떨어진 사례를 들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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