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등산장비 제작 코베아

  • 입력 2004년 2월 24일 21시 14분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산에 오르며 사용한 뒤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야외용 가스버너와 등산장비 등을 생산하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약대동 ㈜코베아(www.kovea.com)의 김동숙 사장(55)은 험준한 암벽을 타는 전문 산악인이다.

1968년부터 등반을 시작한 그는 현재 대한산악연맹 조난구조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유레이 세계빙벽대회’에 참가했을 만큼 강인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외제 버너를 선호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기술이 아닌 만큼 저렴한 가격의 국산제품을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석유버너를 만드는 회사에서 10년 동안 직원으로 근무했던 그는 82년 이 회사의 전신인 대웅물산을 차렸다. 처음에는 가스를 이용한 석유버너 예열기를 만들어 보급했으나 87년 아예 예열기가 필요 없는 가스버너를 개발했다.

개발 첫해에만 10만개 이상의 주문이 밀려들었고 이후 등산용 램프와 히터, 바비큐용 그릴 등으로 생산품목을 늘렸다.

현재 10여종의 가스버너와 배낭, 등산화, 랜턴 등 80여종의 등산장비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독일 등 1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30억원.

97년에는 ‘부탄가스 용기 접속 어댑터’로 특허등록을 하는 등 현재 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로프에 몸을 의지해 암벽을 오르다보면 잡념이 없어져요. 한걸음, 한걸음이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정신력도 강해집니다.”

그는 틈날 때마다 회사나 집 근처에 있는 산을 찾는다. 직원과의 단합을 위한 야유회 장소도 주로 산을 권장한다.

언제나 거짓 없이 그 자리에 묵묵히 서 있는 산이 주는 교훈을 몸과 마음으로 느껴보라는 것.

별도의 사무실이 없는 그는 주로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신상품 개발을 위한 회의를 주재한다.

중소기업의 생명력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비로 배정하고 있다. 130여명의 직원 가운데 20%가 넘는 인원이 제품개발부 소속이다.

그러나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제품의 안전성. 한 치의 오차라도 있는 제품은 불의의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한 품질검사를 통해 불량품을 철저하게 가려낸다. 불량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암벽을 오르는 자세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불량률 0%에 도전하는 것이 올해 경영목표”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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