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에 비해 오리고기 소비층이 엷은데다 소비촉진운동이 닭고기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오리협회 전남지부에 따르면 현재 산지 오리고기 가격은 1kg에 1050원으로 조류독감 발생 이전 1200원에 미치지 못하고 거래도 거의 없는 상태다.
또 정부가 사육농가들을 돕기 위해 수매제도를 도입했지만 수매가가 1kg에 894원에 불과해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닭고기는 공공기관 등이 나서 소비촉진운동에 나선 결과 최근 1kg 가격이 1250원으로 조류독감 이전보다 150원 더 오른 데다 소비량도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하듯 광주지역 닭고기와 오리고기 식당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광주 동구 대의동 G 삼계탕 집은 닭고기 먹기 운동이 시작된 16일 이후 관공서나 단체손님 등이 줄을 이어 조류독감 이전 평균 매출액의 80% 선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여 곳의 오리탕 전문 음식점이 밀집한 광주 북구 유동 오리탕 골목의 경우 조류독감 파문이 한창일 때보다 약간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평균 매출의 20∼30%에 머무르고 있다.
전남 나주시 공산면에서 오리 3000여 마리를 키우는 양모씨(45)는 “오리 소비가 부진한 것은 삼계탕과 닭튀김 위주로 소비촉진운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 수매가로는 생산비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소비촉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리 소비가 위축되자 전남도는 닭 오리고기 캠페인을 분리해서 추진하고 공무원, 오리협회, 축협 관계자들로 ‘오리고기소비촉진단’을 구성해 기업체, 대학, 군부대 등을 방문하는 등 오리사육농가 돕기에 나섰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지역이 전국 오리사육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앞으로 캠페인을 오리 중심 행사로 치르고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순회 시식회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