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사직 사퇴를 끝으로 SK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손길승 회장이 25일 임직원들에게 이별을 알리는 e메일을 보냈다.
손 회장은 65년 그룹 공채 1기로 입사해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20년 동안 그룹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SK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1등공신으로 꼽혀왔다.
SK 50년 역사 가운데 40여년을 써온 손 회장이지만 지금은 감옥에 갇혀 작별인사도 e-메일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손 회장은 "지난 세월 여러가지 부족함과 미숙함으로 피할 수 없었던 과거는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재벌의 성장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던 정경유착과 비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제공의 폐해를 지적한 것.
그는 "잘못된 관행과 구습은 과감히 타파하고 밝은 기운이 충만한 새로운 기업으로 일신해나가야 한다"며 "제가 경영일선에서 떠나는 것은 새로운 SK로 거듭나기를 염원하는 충정"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임직원 여러분들께 고통을 드리게 되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이제 물러나지만 항상 SK가 잘 되도록 염원하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창업자인 고 최종건 회장과 최종현 2대 회장의 가르침 속에 자라왔고 그동안 경영능력과 자질을 갈고 닦아온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SK가 세운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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