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한미 통상현안 점검회의에서 미국측은 위피 도입에 대해 무역장벽이라는 주장을 제기해 어떤 합의점이 나올지 주목된다.
위피는 업체마다 방식이 다른 휴대전화 콘텐츠를 호환해서 쓸 수 있도록 국내업체들이 공동으로 만든 무선인터넷 기술규격으로 휴대전화기에서 게임이나 브라우저 등이 실행되도록 도와주는 기본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호환성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기업 협의체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독자 규격인 위피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미국측의 통상압력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국내 통신업체의 이 분야 표준화 추진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당장 퀄컴이 보급 중인 ‘브루(Brew)’의 입지가 위축돼 휴대전화 1대당 3달러에 이르는 로열티 수입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 시장 전망이 밝은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한국이 자체 표준을 앞세워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위피 도입은 국내 업계로서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 차세대 신사업의 표준화 문제는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는 (퀄컴이) 민간 주도로 구성된 협의체 참여를 거부한 채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말한다. 오히려 불합리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로열티 규정부터 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 들어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서 무선인터넷 규격 통일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또 이 분야 규격 통일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것은 물론 관련 업계의 기술경쟁력을 높여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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