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정치 불안이 한국침체 요인”… 올해 5.5%성장 전망

  • 입력 2004년 2월 26일 18시 36분


국제통화기금(IMF)은 26일(한국시간) 내놓은 ‘2003년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내수 위축, SK글로벌 사태, 신용카드 문제, 노사분규의 급증과 함께 정치 상황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MF는 ‘복잡한 정치 상황’과 관련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속한 정당(민주당)이 분당되면서 국회 내의 대통령 지지세력이 더욱 소수로 전락했으며, 정치자금 수사가 재벌과 정당을 포위했다”고 분석했다.

IMF가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 한국 내 정치 상황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이 과도한 보호를 받고 있는 정규직과 그렇지 못한 비정규직으로 이뤄진 ‘이중 구조’로 돼 있다”며 “이 같은 노동시장은 성장잠재력을 훼손하고 외국인 직접투자 유인을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앞으로 서비스업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해서는 이에 앞서 사회안전망을 좀 더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IMF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대체적으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가능한 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환율의 유연성이 높아지면 한국 경제가 더 균형 잡힌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가간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IMF는 한국 경제가 올해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5.5%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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