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란싱 공장현장 실사 쌍용차노조 “수용결정”

  • 입력 2004년 2월 26일 18시 52분


노조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해외매각이 급진전될 전망이다.

쌍용차 노조가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란싱(藍星)그룹의 공장 실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와 노조는 26일 긴급 노사협의회를 열고 27일부터 3일 동안 우선협상대상자인 란싱의 실사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조, 실사거부 방침 철회=노조측이 실사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노조는 중국 실사단이 26일부터 3일 동안 현장실사를 벌인다는 소식에 25일 특별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현장실사를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달 초 채권단과 사측에 △노조와 경기도 협력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 △란싱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점진적으로 지분을 넘기는 방안 등의 중재안을 내놓고 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구체적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오전 예정대로 공장을 방문한 란싱 실사단은 노조의 정문 봉쇄로 공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측은 뒤늦게 긴급 노사협의회 개최를 노조에 요구했으며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실사 일정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것을 공식 사과했다. 노조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란싱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낸 뒤 협상하자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란싱측 관계자는 “노조가 뒤늦게나마 실사를 수용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 같은 일정 변경은 국가간 거래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은 매각 과정=란싱은 지난달까지 쌍용차의 재무 등에 대한 전반적 실사를 마무리했으며 현장실사만 남겨둔 상태다. 이번 실사단에는 중국 중앙정부 산하의 자동차산업기획연구원 소속 관료 3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평택공장의 각 생산라인과 연구개발(R&D)센터 등을 둘러보고 란싱이 중국 정부에 낸 투자승인 신청서와 비교해 쌍용차의 투자가치를 평가한다. 이번 실사가 중요한 이유는 중국 중앙정부가 이번 실사 결과를 토대로 쌍용차 인수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편 란싱의 쌍용차 인수 일정은 실사 차질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당초 2월 말에서 3월 말로 연기됐던 란싱의 최종 인수제안서 제출은 다시 4월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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