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공개]재산 급증 상위권 절반이 부동산 재테크

  • 입력 2004년 2월 26일 18시 54분


《26일 공개된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재산 변동 내용을 보면 재산 증가의 가장 일반적인 요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봉급 저축과 예금 증가였다. 재산 증가 20위 중 11명이 봉급 저축으로 재산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특히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모든 장관이 봉급 저축으로 재산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해 받은 봉급 중 4200여만원을 저축과 대출금 상환에 사용했다고 신고했으며 지은희 여성부 장관도 봉급 중 3650만4000원을 저축했다.

대통령비서실에서는 박봉흠 정책실장이 봉급 저축으로 3005만8000원의 재산이 증가하는 등 공개 대상자 5명 중 4명이 봉급 저축으로 재산이 늘어났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재산이 크게 증가한 경우는 주로 지난해와 같이 부동산을 팔고 이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실제 매도가와 공시지가나 기준시가로 신고한 금액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다.

윤웅섭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토지 실매도액과 공시지가의 차이로 7억2400만원의 재산이 늘어났고 김영화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도 아파트 실매도액과 기준시가의 차이로 재산이 5억4600만원 증가했다.

재산 증가 상위 20위 중 11명이 이 같은 방식으로 재산이 늘어났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실거래액과 신고액의 차이는 재산을 크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신고금액이 공시지가나 기준시가라 실제로 부동산을 산 금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완호 한국교원대 총장이 주택을 사며 실제 지불한 금액과 공시가로 신고한 금액간의 차이로 인해 9억8300만원의 재산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송인동 충남지방경찰청장도 연립주택 실매입액과 공시가의 차이로 3억4000여만원이 감소했다.

문봉주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도 주택 실매입액과 공시가의 차이 등으로 인해 1억6427만9000원이 줄었다. 재산 감소 상위 20위 중 8명이 이 같은 방식으로 재산이 줄었다.

지난해와 달리 생활비와 자녀 학비도 새로운 재산 감소 요인이 됐다.

남기심 국립국어연구원 원장은 장남의 미국유학자금과 생활비 사용 등으로 2억7093만원의 재산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윤석범 익산대 총장은 장남과 장녀 해외 유학비로 1억5100여만원의 재산이 줄었고 오무영 함경북도 지사는 생활비 사용으로 5716만원의 재산이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한편 2001년 재산 공개 당시 재산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주식 투자는 크게 줄어 재산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상위 20위 중 주식투자에 따른 재산변동 공직자는 단 3명에 불과했다.

박용현 서울대병원 원장이 배우자 사망에 따른 상속주식 평가손실 등으로 4억3336만1000원이 줄었다고 신고한 반면 홍석조 인천지검장은 주식 배당금 등을 통해 3억7298만9000원의 재산이 늘어났다고 신고했다.

한편 재산 증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부친이나 장인 등으로부터 주택이나 주식, 토지, 예금을 상속받는 사례가 있었다.

차석홍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사망한 부친으로부터 주택과 주식 상속을 받아 12억원의 재산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공직자 재산공개 상세 내용은 전자관보(gwanbo.kore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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