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장한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의 화려한 내부를 둘러보면서 한 농민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경매장 내부는 대형 돔구장을 연상시킨다. 기둥을 없애 주위가 확 트였기 때문. 강서시장은 영일시장 조광시장 농협영등포공판장 등 영등포의 재래시장을 흡수하고 가락시장의 물류를 분산하기 위해 마련된 것. 개장 첫날 강서시장의 이곳저곳을 돌아보았다.
▽채소 경매장=25일 오후 7시. 쑥갓 얼갈이 상추 등 서울 근교에서 올라온 채소 경매가 열리는 시간이다.
개장 첫날이라 그런지 경매장은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경매가 임박하자 농민들은 대형 트럭에서 채소를 내리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경매장 앞에 두 줄로 늘어선 야채의 포장도 가지각색이다. 비닐로 대충 묶은 짝짐과 규격상자 등등. 강서시장의 한 관계자는 “농민들이 일손을 아끼려고 비닐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 4kg짜리 규격상자로 통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록색 모자를 쓴 중도매인(중간판매상) 60여명은 채소의 상태를 세심히 살펴보며 어떤 것을 구입할지 고심하는 눈치다.
드디어 경매 시작. 경매인은 간단히 상품을 소개한 뒤 알아듣기 힘든 발음으로 “시금치 20개”를 반복해서 외친다. 잠시 후 낙찰. “3번에 열무 33짝.”
중도매인들은 각각 단말기를 들고 희망가격을 누르고 응찰 버튼을 눌렀다. 수지식(손가락을 이용한 경매방식)에 익숙한 일부 중도매인은 서툴게 단말기 번호를 찾아야만 했다. 개당 2000원짜리를 2만원으로 누른 뒤 수정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첨단 시설=경매가 끝난 농산물은 경매장 외곽으로 뻗어있는 10여개의 통로를 통해 중도매인 점포로 직접 연결된다. 리어카 대신 전동차로 옮긴다.
강서시장 지하에는 5개 구역 60개소에 약 3258t급 저온저장시설이 있다. 가락시장의 약 3배 규모.
일반인은 경매에 참가할 수 없다. 하지만 딸기 감귤 토마토(오전 2시반), 사과 배(오전 9시), 채소(오후 7, 10시) 등 경매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중도매상 상점에 들러 싱싱한 과일과 야채를 박스로 구입할 수 있다.
강서시장 염기동 농협중앙회 부장은 “가락시장에 비해 아직 판매조직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6월 도매인시장(경매 없이 도매상이 구매와 판매를 연결하는 것)이 개장되면 농수산물시장의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강서시장과 가락시장<자료:서울시> |
| 강서시장 | 가락시장 |
위치 | 외발산동 100 | 가락동 600 |
부지면적 | 6만3474평 | 16만4232평 |
건물면적 | 3만4010평 | 7만9190평 |
도매법인수 | 3개 | 10개 |
중도매인수 | 504명 | 1978명 |
취급부류 | 청과 | 청과 수산 축산 |
저온저장능력 | 약 3258t | 약 1000t |
거래제도 | 경매제,시장도매인제 | 경매제 |
1일 취급량 | 2914t(목표치) | 7064t(청과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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