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6일부터 27일까지 16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에 순매수 규모는 모두 2288억원. 주로 인터넷주(666억원), 정보기술주(512억원), 기계장비주(258억원) 등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이런 장기 순매수는 2001년 11월 연속 33일 순매수 기록 이후 최고 기록이며, 코스닥시장 개장 이후로는 역대 4번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1.98% 떨어졌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상승률도 0.99%로 코스닥지수보다 2.97% 오르는 데 그쳤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642억원) NHN은 2.23% 하락했고, 웹젠(228억원)과 레인콤(124억원)도 각각 11.96%, 19.33%나 급락했다.
이처럼 부진한 수익률은 외국인 순매수와 함께 주가도 올랐던 과거 사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외국인이 작년 9월 30일부터 14일 연속 2787억원의 순매수 행진을 펼쳤을 때 코스닥지수는 6.33% 올랐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은 19.55%의 수익률로 코스닥지수보다 13.22%나 더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개인이 외국인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팔자’에 나서면서 외국인 투자의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을 개인이 따라 사면서 전체적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이제는 추격 매수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조차 주도력을 잃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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