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를 위해 차등배당을 해주세요.”(등록기업 J사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주제안)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되면서 배당을 요구하거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자의 입김까지 거세지면서 기업들은 주주 중시 경영을 위한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거세지는 주주 파워=투자정보 사이트 주담닷컴(www.zudam.com)은 지난달부터 소액주주협의회를 구성해 기업별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주주제안과 회사에 대한 불만, 건의사항 등을 모아 주총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분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적극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등록기업인 한림창업투자의 소액주주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지분을 적절한 투자자에게 넘겨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등에 주식매각 광고를 냈다.
실적은 좋은데 주주 가치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당한 기업도 있다.
최근 한섬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발표 직후 곤두박질쳤다. 주주총회 결의안에 자사주 소각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 LG투자증권은 “경영진이 주주중시 정책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한 단계 내렸다.
▽“외국인과 개미투자자, 잘 모시겠습니다”=기업들의 주주 달래기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선 대주주보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더 많이 주는 차등배당이 부쩍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211개 기업 중 35개사가 차등 배당을 하거나 아예 소액주주에게만 배당금을 주기로 했다. 유아이디 등 소액주주의 배당금이 대주주의 10배에 달하는 기업도 나왔다.
포스코와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집중투표제를 도입해 소액주주의 의사를 주주총회에서 대폭 반영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또 배당성향을 매년 2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 소각할 뜻을 밝혔다.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은 기업들은 외국인 주주의 눈치를 살피는 데도 바쁘다.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가 외국인 주주의 지배구조개선 요구를 반영해 기존 임원을 퇴진시키고 사외 이사를 70%로 늘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차등배당을 결의한 코스닥기업 현황 | |||
기업 | 날짜(일) | 배당금 현황(원) | |
대주주 | 소액주주 | ||
케이피엠테크 | 27 | 50 | 75 |
범양사 | 100 | 200 | |
원익쿼츠 | 25 | 50 | |
지엔텍 | 50 | 75 | |
바이오스페이스 | 50 | 100 | |
백금정보통신 | 26 | 50 | 100 |
이랜텍 | 25 | 75 | |
광진실업 | 500 | 1000 | |
유아이디 | 25 | 25 | 250 |
코메론 | 60 | 95 | |
세명전기 | 40 | 60 | |
소예 | 50 | 150 | |
에스텍파마 | 24 | 15 | 50 |
화일약품 | 135 | 300 | |
성광벤드 | - | 50 | |
우리조명 | - | 15 | |
홈센타 | - | 100 | |
자료:코스닥증권시장 |
박 용기자 park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