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달린 신선식품 잘 팔린다…사육-재배 과정 한눈에

  • 입력 2004년 3월 1일 18시 49분


1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식품코너. 주부들 몇 명이 TV 모니터 앞에서 소떼가 출현하는 농장의 풍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동물의 세계’를 보는 게 아니다. 식품코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 신세계 직영 화천 목장의 한우가 사육되는 전 과정을 담은 영상물을 보고 있다. 주부 한선영씨(37·서울 마포구 공덕동)는 “사육 과정을 직접 보고 들으니 더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광우병 조류독감 유전자변형식품 등으로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력서’를 다는 신선 식품이 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의 믿음’을 사기 위해 생산 유통 관리의 전 과정을 영상에, 종이에, 상표에 담고 있다.

▽고기와 야채의 생산 과정을 한눈에=롯데백화점은 5월부터 친환경 전문 매장인 ‘푸룸’에 육류와 야채의 생산 과정을 담은 액정 모니터와 TV를 설치할 예정이다. TV에는 송아지가 사료를 먹고 자라서 도축 및 가공되는 과정 등이 담긴다. 모니터에는 ‘저는 농민 ◇◇◇가 2003년 ○월 충남 논산에서 씨를 뿌려서 태어난 배추입니다. □월에 휘발성 농약 Xmg이 뿌려졌고…’ 식의 생산일지가 담긴다. 백운성 식품매입팀 바이어는 “10월에는 본점에 이력서를 단 유기농만 취급하는 전문 매장을 30평으로 확대하고 내년 중에는 전점에 이력생산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생산지와 이력이 명확한 ‘추자도 굴비’를 개발해 직전 명절의 두 배인 16억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예전에는 ‘영광 굴비’ 등이 유통되긴 했어도 생산과 유통 과정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다. 이마트는 제주도 은갈치, 영덕 대게, 통영 삼치, 안동 간고등어 등 20여 가지 수산물로 생산이력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직영으로 키운다=유통업체들이 농장이나 목장을 직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경기 이천시 등 지정 목장에서 여물을 먹여 키운 ‘화식 한우’를 팔고 있다. 2002년 본격 도입한 화식 한우의 연간 매출이 30% 늘자 목장과 매장을 더 늘릴 예정이다.

신세계는 강원 화천군 대성목장에서 한우 1200마리를 직접 키워 이를 본점, 강남점,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 스타슈퍼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있자 목장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롯데도 2005년부터 전용 농장을 개발해 과일과 야채류 등을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