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1일 발표한 ‘금융기관 자금 만기구조 단기화 원인 및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금융기관의 6개월 이하 단기 수신 잔액은 전체 수신의 50% 수준으로 2000년의 40%에 비해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기관의 총대출금 가운데 만기 3년 이상의 장기 설비투자자금 비중은 지난해 6월말 현재 9.9%로 외환위기 이전의 15%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함정호(咸貞鎬) 금융경제연구원장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격이 오를 때는 투자에 대비하기 위해 수시로 빼 쓸 수 있는 단기 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또 금융기관들은 신용위험이 높아진 가계대출이나 기업에 대한 장기 설비자금대출 대신 만기가 짧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어 대출 만기가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런 경향이 계속되면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급등락을 초래하고 투자부진으로 이어져 장기 성장기반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국공채나 통화안정증권 장기주택저당채권(MBS) 등의 발행을 늘려 부동자금을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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