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씨티銀와 전면전…비상경영 선포

  • 입력 2004년 3월 2일 15시 24분


국민은행이 씨티은행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또 3월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은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행장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키로 했다.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2일 오전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월례 직원 조회에서 "국내 소비와 투자 침체로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고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본격적인 영업확대를 앞두고 있는 등 영업환경과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6개월 동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인수 이후 전문 신용카드사 인수 등을 통해 신용카드 부문을 강화하고 부유층 대상의 프라이빗 뱅킹(PB)을 중상위층 고객으로 확대하는 한편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시장에도 적극적인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월례조회는 이례적으로 30분이 넘는 장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씨티은행을 '초강력 태풍'에 비유하는 등 곳곳에 긴장감과 위기감이 배어있었다.

김 행장은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완전 인수하기까지 앞으로 3~4개월이 관건"이라면서 "일선 영업점은 '연체와의 전쟁'에 더욱 주력하고 영업과 무관한 부서는 경비와 업무 추진비를 사실상 제로 상태로 긴축하는 등 극한 경비 절감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김 행장은 또 이날 점심 시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능한 적임자에게 안정적으로 행장 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현행 공모 방식보다 상설화된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정기 주총이 끝나는 대로 사외이사와 국내외 주주대표로 구성된 은행장추천위를 구성한다는 것. 행추위는 내외부에서 추천된 행장 후보군을 1~2년간 평가한 뒤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최종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그는 "행추위를 통해 후계자를 선임하는 데는 1~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는 10월말에 퇴임하지 않고 연임할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