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은 이로써 2010년 '글로벌 톱 5'로 가기 위한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는 또 그동안 미국과 중국 시장의 공략에 주력해온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기아차 측은 2일 연 생산 20만대 규모의 동유럽 생산기지로 슬로바키아를 선정했으며 투자금액은 7억 달러(약 1조220억원)라고 말했다.
슬로바키아가 경합을 벌인 폴란드를 제치게 된 이유는 인건비가 폴란드에 비해 20% 정도 싸다는 것. 또 공장 부근에 공항이 있는 등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서유럽을 주로 공략하려는 전략과도 맞아 떨어졌다.
기아차 측은 "슬로바키아 정부로부터 투자비의 15%를 인센티브로 지원받기로 했다"며 "고용창출 지원금, 시설장비 구입비, 토지구입비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법인세를 10년 동안 면제하고 프랑크푸르트-질리나 직항을 개설하는 등 각종 지원도 약속했다.
폴란드는 노조가 강성인데다 옛 대우자동차의 실패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다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2400여명을 현지 채용해 2006년부터 소형차 등 신차 2개 차종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등 국내 부품업체 7, 8개사도 동반 진출한다.
유럽에서의 판매대수도 지난해 15만대에서 2008년까지는 50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편 동유럽 공장의 선정으로 현대차 그룹의 해외 생산은 터키(1997년) 인도(1998년) 중국(2002년)에 이어 미국(2005년)과 유럽에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톱 5'에 들기 위해 2010년까지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의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해외생산기지의 구축을 통해 현대차는 가장 큰 평가절하 요인으로 지적되던 로컬 브랜드의 이미지를 벗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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