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최고가 아파트를 놓고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와 도곡동 삼성타워팰리스 3차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와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각각 4월, 5월로 예정돼 있는 이들 아파트의 입주가 임박하자 아이파크는 최근 분양권이 평당 최고 4100만원선, 타워팰리스 3차는 3200만원선까지 올랐다.
강남 고가 아파트들의 가격이 최근 몇 달 새 평당 2300만∼2800만원에서 정체돼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들 두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 VS 삼성=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삼성동 아이파크 73평형의 분양권이 30억원선이며 55, 59, 63평형도 로열층 여부에 따라 20억∼25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81∼104평형은 10가구에 불과해 거래는 거의 없지만 35억∼40억원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449가구인 아파트의 프리미엄 총합만 4000억원대에 이른다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
또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의 경우도 53, 60, 69평형이 13억∼22억원이며 74, 79평형이 22억∼27억원이다. 100, 103평형은 33억∼37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3년 전 아이파크 55평형은 평균 7억2360만원, 타워팰리스3차 60A평형은 6억9800만원에 분양됐으나 현재 모두 2배를 훌쩍 넘었다.
특히 80평형대 이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서도 고가 저택으로 분류되는 ‘300만달러’ 기준에도 뒤지지 않는 가격이다.
현대산업개발측은 특히 90년대까지 최고 부촌(富村)의 ‘상징적 랜드마크’였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위상을 2000년대 들어 타워팰리스에 내 준 전력이 있어 ‘삼성동 아이파크’에 전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준하 현대산업개발 상무는 “결국 최고층 소비자들이 아파트와 주상복합 중 어떤 것을 택할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날로그 VS 디지털=아이파크는 ‘아날로그적 안락함’, 타워팰리스 3차는 ‘디지털적 첨단성’이라는 이미지가 투영돼 양대 그룹의 이미지와도 적잖이 닮았다는 평을 듣는다.
아이파크는 대지면적 중 건물 1층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건폐율’이 9%에 불과해 건축면적 884평을 제외한 8820평이 잔디 나무 오솔길 개울 폭포 분수 화단 등이 있는 녹지공간으로 꾸며진다. 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 비율인 용적률도 296%에 불과하다. 주상복합아파트들이 건폐율 40%, 용적률 800%대 안팎임을 감안하면 ‘아파트의 쾌적성’을 최대한 살린 셈.
타워팰리스 3차는 63빌딩(249m)을 뛰어넘는 69층(262m) 높이를 자랑하며 40층 이상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원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마감재와 인테리어가 1, 2차 때보다 업그레이드된 데다 실내골프장, 전용스포츠센터, 탁아방 등도 최고급 시설로 갖춰져 있다. 여기에 1, 2차를 합쳐 2600가구가 넘는 신흥 부촌 커뮤니티가 조성돼 있다는 점도 상당한 프리미엄이다.
직접 조망권은 아이파크는 한강과 봉은사, 타워팰리스3차는 양재천과 청계산 등으로 구분된다. 학군의 경우 아이파크는 경기고 휘문고 등 ‘전통 명문’이 가깝다는 점, 타워팰리스 3차는 단대부고 중대부고 등 신흥 명문이 근처에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두 아파트 모두 매물이 많지는 않다”며 “앞으로 강남에 신규 대형 평형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어쨌든 두 아파트는 계속 값이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파크 | 타워팰리스 3차 | |
강남구 삼성동 87번지 | 위치(서울) | 강남구 도곡동 467-29번지 |
9758평 | 대지면적 | 5442평 |
지하3층 지상46층 3동 449가구 | 규모 | 지하6층 지상69층 1동 610가구 |
9% | 건폐율 | 37% |
296% | 용적률 | 795% |
2.78대 | 가구당 주차대수 | 2.57대 |
2004년 5월 | 입주예정 | 2004년 4월15일 |
약35억원(88평 기준) | 분양권 거래가 | 약35억원(103평 기준) |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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