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물가 불안심리=내수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연초부터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경제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품목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공공서비스요금 등 하나 같이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품목별로는 감자가 1월에 비해 16.2% 급등한 것을 포함해 귤(12.2%) 시금치(10.1%) 돼지고기(5.0%) 등 농축수산물은 1.6% 뛰었다. 공업제품 가격도 급등해 여행용가방(10.5%) 학생복(남 2.2%, 여 2.9%)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도시가스(4.1%) 공동주택관리비(2.5%) 하수도요금(1.8%) 등 서비스요금도 불안조짐을 보였다.
▽앞으로가 더 문제=물가상승세가 당분간 꺾일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 더 고민이다. 3월에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록금 인상이 예정돼 있고, 지역에 따라 상하수도 요금 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올해 3% 안팎의 소비자물가 저지선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국제 원자재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면서 최근 라면 두부 등의 가격이 잇따라 올랐다.
▼관련기사▼ |
-소비자물가 3개월째 올라 |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최근의 물가상승은 국제원자재 및 원유가격 상승 등 공급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자칫 경기회복의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가 고공(高空)행진 지속=국제 유가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일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30.17달러로 약 1년 만에 3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가격(26.79달러)보다 12.6%(3.38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유가 급등의 표면적인 원인은 미국에 대한 석유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지난 5년간 평균보다 10% 가까이 줄어드는 등 수급 불안 요인이 깔려 있는 만큼 고유가 추세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는 에너지 수요 기관과 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1단계 비상수급 대책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산자부 고정식(高廷植) 에너지산업심의관은 “다음주까지 추이를 지켜본 뒤 1단계 대책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1단계 대책은 △2050개 대형 에너지사용업체의 자발적 소비 절약 촉구 △에너지절약 우수가정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유흥업소 등의 전기 사용 자제 유도 △승용차 자율 10부제 시행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연간 5달러 오르면 물가는 0.5% 상승한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