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의 주총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월마트의 주총은 매년 6월 본사 근처 아칸소주의 소도시 파예트빌에서 열린다.
행사 진행도 유별나다. 임원들은 주총이 열리는 대학 체육관 무대 위에 올라 참석자들과 ‘월마트 구호’를 외치거나 춤을 추며 주주들과 하나가 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신디 크로퍼드 등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깜짝 등장해 흥을 돋우기도 한다. 이어 1주일간 본사와 매장 견학, 카누 경주, 다양한 콘서트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월마트의 주총은 주주와 임직원들이 한해 실적을 놓고 벌이는 흥겨운 잔치다. 또 주주와 임직원이 회사의 경영 철학과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다. 월마트 주총이 주목을 받는 진짜 이유다.
“대부분의 주주총회는 짧은 낭독이 끝나고 몇몇 주주들의 몸짓으로 의제를 통과시키는 형식적인 절차를 거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기를 바라며 소도시를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
월마트의 주주 중시 전통은 창업자 월튼에서부터 시작됐다. 1970년 당시 200만달러의 빚에 쪼들리던 그는 기업 공개를 통해 주식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면서 부채를 갚고 세계적인 유통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연히 주주를 배려하는 주총 문화도 싹텄다.
한국의 사정은 어떤가. 올해도 주주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주총 일정이 비슷한 시간대에 몰리는 ‘주총 쏠림’ 현상이 벌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주주총회장에서 벌어진 몸싸움과 고성은 해외 언론에까지 소개돼 망신을 당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뒤떨어진 주총 문화가 투자 가치를 떨어뜨리는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최대 기업인 월마트가 매년 같은 장소에서 주주와 함께 하는 주총을 여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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