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공장 슬로바키아 확정…2006년부터 年20만대 생산

  • 입력 2004년 3월 2일 18시 47분


기아자동차가 약 1조원을 투자하는 동유럽 공장 부지로 슬로바키아의 질리나를 최종 선정했다. 올해 동유럽의 외국인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로써 2010년 ‘글로벌 톱5’로 가기 위한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는 또 그동안 미국과 중국시장 공략에 주력해 온 현대차가 유럽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는 신호탄이다.

기아차는 2일 연 생산 20만대 규모의 동유럽 생산기지로 슬로바키아를 선정했으며 투자금액은 7억유로(약 1조220억원)라고 밝혔다.

슬로바키아가 경합을 벌인 폴란드를 제친 이유는 인건비가 폴란드에 비해 20% 정도 싸고 공장 부근에 공항과 서유럽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가 있는 등 물류 여건이 잘 갖춰져 서유럽을 주로 공략하려는 전략과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아차측은 “슬로바키아 정부로부터 투자비의 15%를 인센티브로 지원받기로 했다”며 “고용창출 지원금, 시설장비 구입비, 토지 구입비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법인세를 10년 동안 면제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질리나 직항을 개설하는 등 각종 지원도 약속했다는 것.

폴란드는 노조가 강성인 데다 옛 대우자동차의 실패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다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2400여명을 현지 채용해 2006년부터 소형차 등 신차 2개 차종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등 국내 부품업체 7, 8개사도 동반 진출한다.

유럽에서의 판매대수도 지난해 15만대에서 2008년까지 50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편 동유럽 공장의 선정으로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은 터키(1997년) 인도(98년) 중국(2002년)에 이어 미국(2005년)과 유럽에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5’에 들기 위해 2010년까지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의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해외 생산기지의 구축을 통해 현대차는 가장 큰 평가절하 요인으로 지적되던 로컬 브랜드의 이미지를 벗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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