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신용카드 부작용…한국경제 악화 경고"

  • 입력 2004년 3월 3일 17시 06분


한국 경제가 신용카드 문제로 외환위기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위기를 맞고 있고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 최신판(8일자)이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최근 중국 태국 등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신용카드를 도입하고 있지만 한국만이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붐을 누리고 있는 동안 한국 경제는 가계부채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수출만으로는 지탱할 수 없게 된 아시아 국가들이 내수(內需) 진작책으로 신용카드를 활성화했지만 한국은 하루아침에 신용카드 주도의 경제를 창출하려고 했다"고 꼬집었다.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해 고안된 정책이 이제는 오히려 내수 활성화의 주된 장애물이 됐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뉴스위크는 한국인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 부채와 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국의 국민총생산(GNP) 성장률은 3% 미만으로 떨어졌고 실업률은 최근 4%로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또 모건 스탠리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가계 부채는 현재 소득의 117%, GNP의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아직 100만명을 넘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위크는 5년전 위기와 지금의 위기는 채무자가 기업에서 소비자로 변했다는 점이 다를 뿐 두 경우 모두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을 초래한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정책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위기를 심화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