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安熙正·구속)씨가 롯데에서 대선 전 불법 자금을 받은 것은 나머지 4대그룹에서도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재계 순위가 낮은 롯데가 대선자금을 지원했는데 규모가 더 큰 4대그룹이 불법 대선자금을 한 푼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재계 1위의 삼성은 한나라당에 372억원을 지원했으며 LG(150억원) 현대자동차(100억원) SK(100억원) 등도 모두 100억원 이상의 거액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롯데의 불법 대선자금 제공 혐의를 포착한 것에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732억원 대 0원’으로 대표되던 검찰 수사의 형평성 시비가 어느 정도 진정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삼성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고 총선 이후까지도 계속 수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노 후보 캠프와 관련된 불법 자금이 아직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4대그룹이 노 후보 캠프에 대선자금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대선 이후 당선자측에 ‘성의’를 표시하지 않았는지에는 의문이 남는 만큼 이 부분에서 검찰 수사가 성과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롯데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택수(呂澤壽)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의 경우도 당선축하금의 성격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며칠 남지 않은 3일 현재까지도 4대그룹에 대한 수사는 별진전이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4대그룹에서 노 후보 캠프에 전달한 불법 자금 단서가 나오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적 중이지만 그냥 그렇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여야 불법 대선자금 비교 |
| 한나라당 | 노무현 후보 캠프 |
5대 그룹 | 삼성 372억원LG 150억원SK 100억원현대차 100억원롯데 10억원 | 롯데 6억원 |
소계:732억원 | 소계:6억원 | |
6∼10대 그룹 등 기타 | 85억2000만원 | 98억4200만원 |
계 | 817억2000만원 | 104억420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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